원래 이 번 휴가 때 영어 공부했던 호주 시드니와 필리핀 바콜로드에 놀라 갔다올 예정이었습니다. 아직 연락이 닿고 있는 필리핀 선생님들과 현재는 연락이 끊어진 호주의 선생님을 찾아 만나 볼까 했었는데, 부모님이 기거 하던 월세집이 갑자기 팔리는 바람에 집 구매 후 이사로 휴가의 목적이 변경되었었지요.
모아 놓은 돈으로 원래 집 근처의 다른 집 전세로 들어갔어도 되는데 이왕이면 가족들 좀 편하게 지내고 저 역시도 휴가 때 맘 편히 지내고 싶은 마음에 인천 검암동으로 신축 빌라 사서 이사하는 것으로 가족들과 합의 보고 결국 휴가 기간 동안 모든 것을 완료했네요. 그 덕택에 저도 이제 말로만 듣던 하우스 푸어 대열에 합류는 했지만 그래도 가족들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것에 아무런 후회나 미련이 없습니다.
하우스 푸어라고 했지만 사실 뭐 실 주거 목적으로 적절한 가격대의 집 사서 십수년 이상 지낸다면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자산 투자 가치로 무리하게 비싼 집을 빚 내서 샀다가 집값이 떨어진다면 이 것이 진정한 하우스 푸어겠지만요.
어쨌거나 집 구매 후 이사 처리는 이상없이 잘 끝나고, 무려 14일 간의 휴가 (연가 이틀 붙인)를 잘 보내다가 복귀합니다. 이사 끝난 후 7일간은 집에서 정말 맘 편하게 잘 쉬다 가네요. 날씨가 추워서 어디 돌아 다닐 곳도 없었지만 집이 너무 편안하다보니 백수 시절 처럼 아주 느긋하게 늦잠자고, 겜질하고, 컴퓨터 가지고 놀고 했습니다. 술도 그 동안 못 마셨던 것 만큼 많이 마셨구요.
이제 복귀 하면 다음 휴가 까지 세달하고 반 동안 또 정신없이 일해야겠지요. 비록 힘은 들고 바쁘지만 이제 막중한 책임도 있고 (대출금 갚기라는...) 벌 수 있을 때 열심히 벌어놔야 나중을 기약할 수 있으니 현재의 위치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복귀 항공기 탈 때까지 이제 8시간 남았네요. 마지막으로 휴가 기간 동안의 사진 몇장 올려봅니다.
흐릿하게 나온, 제가 속한 회사의 본진 사진. 아시는 분은 다 알아보시겠지요. 어떤 회사인지, 어디에 있는 건물인지... 하지만 아마도 저 건물에서 근무할 일은 평생 없을것 같습니다. 대신 해외에서 월급값 하고 있으면 짤리진 않을것 같구요. ^^;
집 이사 전까지 동생 내외 집에서 기거 하고 있었습니다. 그 고마움으로 한턱 쏜 스테이크~ 사우디에서 먹었던 스테이크 생각하고 시켜 먹었는데 괜찮더군요. 다만 셀러드 바가 없던거랑 스테이크에 소스롤 뿌려 나왔던거는 거시기 했었네요. 소스 치는건 개인 취향인데 물어보지도 않고... 가격대는 꽤 비쌌음. 어르신들 모시고 가기에는 부적절하고 젊은 사람들끼리 특별한 일 있으면 가보기는 괜찮은 듯. 장소는 분당에 소재한 뉴욕스테이크.
이사한 동네가 검암동이라 인천공항가기는 편합니다. 공항 철도 검암역모습입니다. 현재 인천 지하철 2호선도 공사중이구요. 서울역까지 공항철도로 30분이면 들어간다더군요. 교통이 썩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사한 집에서 검암역까지는 성인 남성 기준 걸어서 15분은 넘게 가야하다는 함정이... 대신 버스정류장이 가깝고 대다수 버스가 검암역으로 갑니다.
테라스에서 본 동네 풍경. 평지라는 점과 새로 조성된 주택단지라 길들이 넓직하고 반듯하게 뚫려 있다는게 정말 맘에 들더군요. 집도 5층이라 조망 좋고 환기 잘 되고 볓도 잘 들어오고요. 다만 근린 생활 시설은 좀 취약하네요. 시장은 없고, 대형 마트는 버스나 차타고 나가야 하고, 심지어 약국이나 술집도 거의 없습니다. 나름 건전한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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