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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잡다한 이야기

동미참 예비군 훈련 (14년 9월 2일 화 ~ 5일 금) - 훈련 종료!

by 푸른바람_07 2014. 9. 3.


 사우디아라비아로 파견 나갔던 2011년 첫해의 동원훈련이 총 2년 6개월간의 사우디에서의 생활로 인해 미뤄지고 미뤄지다 결국 올해 동미참 훈련으로 당당하게 부활하여 9월 달에 마지막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만 받으면 이제 더 군복 입을 일은 국지도발이나 전쟁 등 국가 비상 사태로 소집령이 떨어지지 않는 한 없을 겁니다. 만 45세까지 앞으로 7년 남았는데 그 안에는 뭐 별일 없을거라 굳게 믿어 봅니다. 물론 그 이후로도 태평스러운 대한민국이 지속되길 바라봅니다.[각주:1]


 동미참 훈련이라는게 갖가지 사유로 동원 훈련을 받지 못했거나 미뤄진 사람들의 모임이다보니 육군의 별의별 부대, 병과(주특기), 계급을 망라하고 거기에 해공군, 해병대 및 기타 전의경이나 공익등 무수히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오더군요. 지정부대 동원만 들어가봤던 저로서는 참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현역 때의 부대 동원훈련이나 전역 후 지정 동원 부대에 예비군 훈련 들어갔었을 때에도 이 부대에 왜 왔을까 싶은 군종이나 병과(주특기), 혹은 대체 복무자들도 종종 있었지만 예비군만 전문적으로 훈련시키는 예비군 부대의 동미참 훈련 만큼은 다양한 예비군'상'을 보여주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출퇴근이라는 훈련이 좀 특이하긴 하네요. 동원보다 나은 점이 많군요. 일단 교육부대가 집에서 버스로 20분 내외 거리라 왔다갔다 하는데 편하기도 하고 훈련 일과 끝나면 집에와서 쉴 수 있다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동원 훈련보다 많이 널널(?)한 것도 장점인 듯 싶습니다.



개인 보안에 관련된 사항은 모자이크 처리합니다. 특히 면상은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더더욱. ㅋㅋㅋ


가격대비 훌륭한 품질이었던 우동. 3일 동안 점심은 우동과 함께했네요. 가격은 단돈 2,500원!





 올해 부터는 전투복 상의 내어 입기가 예비군에게도 허용이 되어서 복장도 좀 편안하게 착용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내어 입기가 편합니다. 탄띠 찰 때도 훨씬 효율적이고 저 처럼 이제 살이 너무 쪄서 전투복 하의가 잘 안맞는 아저씨들에게는 상의라도 빼어 입는게 허리에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 주는 듯 싶습니다. ㅋㅋㅋ


 또 하나, 예비군 교육장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이었던 식사 문제도 나름 많이 개선이 된 듯 합니다. 저는 글 위에 적은 바와 같이 미지정은 처음이라 그 동안 지정부대 동원만 입소하여  해당 부대 짬밥을 그대로 먹었왔던지라 예비군 훈련간 밥에 대해서는 크게 불만을 가진 적이 없었습니다. 짬밥도  뭐 크게 나을 바 없는 음식이지만 그래도 현역들과 동일하게 같이 먹는 거라 불평할 건덕지는 없었지요.


 그런데 이번 동미참 훈련에서의 식사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럽군요. 일단 도시락과 우동을 또는 그냥 둘다 안 먹고 현금으로 지급 받는 것이 가능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저는 내리 이틀 동안 우동 선택했는데 일단 가격은 2,500으로 저렴하고 양이나 품질도 가격대비 괜찮더군요. 도시락은 6,000원인데 다른 사람들이 먹는 걸 보니 양은 푸짐하고 눈으로 느끼는 식감 자체는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내일은 도시락에 한 번 도전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일일 지급되는 일당(?)이 식비 6,000원+차비 5,000원인데 저 처럼 우동 선택하면 8,500원을 받게 됩니다. 아 이 금액은 6시간 이상 교육 받는 사람만 해당되더군요. 교육 받는 인원들의 교육시간이 죄다 틀려서 어떤 분은 하루 딱 1시간만 교육 받고 가는 분들도 있더군요. 도대체 어쩐 연유로 1시간을 교육 받기 위해 입소했는지는 참 의아했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이틀은 지났고 이제 나머지 이틀만 받으면 예비군 훈련 자체와는 영영 이별이네요. 간략하게 일자별 정리하고 글 마무리 합니다. 남은 이틀은 각 날자에 이어서 적어 보겠습니다.


1일차 - 9월 2일 화요일

 9시까지 입소였으나 집에서 가까운 관계로 8시 30분경 도착. 30분 정도 대기 후 인도인접 실시. 대략 훈련은 사격과 병기본 이었음. 점심은 우동으로 선택. (우동이나 도시락으로 점심 선택 시 해당 내용이 적힌 식권 수령함. 최종 현금 수령은 당일 퇴소 시 자신의 선택사항에 따라 차액 공제된 금액을 현금으로 수령받음.) 훈련우수자로 선정되어 1시간 일찍 조기 퇴소하였음. 병기본 때 구급법 평가를 잘 받은 듯 함. 땀흘려 가며 응급조치 훈련에 잘 참여하였음. ㅋㅋㅋ 일일 8시간 교육 대상자들 중 30% 정도는 훈련 태도 우수자로 선정 되면 조기 퇴소할 수 있음. 


2일차 - 9월 3일 수요일

 전일과 동일한 시간대에 도착함. 인도인접도 동일한 시간대에 진행. 우천관계로 내내 시청각 교육으로 진행됨. 야외 훈련이 없어서 많이 널널했음. 


3일차 - 9월 4일 목요일

 비가 그치고 나서 무척이나 화창하고 더운 가을날씨(?)인 3일차 교육, 입소는 1, 2일차와 동일하게 8시 30분 경 도착하였음.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 당연하게도 야외 교육 훈련이 진행되었고 오전에는 시가지전투 교장에서 목진지 투입 및 차단, 오후에는 각개전투를 했음. 11년전 재입대해서 부사교에서 후보생 때 마지막으로 해봤던 각개전투를 배둘레햄이 가득한 이 나이대에 해보려니 체력이 무지 달렸음. T_T 고작 50고지도 안되는 각개전투장을 올라가는데 왜이리도 힘든지... 어쨌거나 3일차도 1일차 처럼 조기 퇴소 대상에 선정되어 일찍 귀가함!


4일차 - 9월 5일 금요일

 여름이 아직 물러가지 않아서 인지 화창한 날씨에 더위도 상당했언 마지막 날 훈련이었음. 오전 오후 모두 야외훈련이었으며 오전에는 어제에 이어 목진지 훈련, 오후에는 수색정찰 훈련이었음. 화실히 향방 부대는 보병기준으로 교육편성이 되어 있어서 보병화 병기본이 주된 내용들이라 몇몇 과목은 생소했음. 목진지야 부사교에서 경계 과목으로 배웠던 것과 실제 자대에서도 각종 훈련 시에도 진지 점령이나 차단선 작전 하면서 해봤던 거라 기억은 가물가물해도 알던 것들이었으나 수색/정찰은 기행부대에서는 거의 해볼일이 없던 것들이라 나름 신선했음. 물론 기행부대도 5대기 분대장 할때는 어느정도 수색/정찰에 관련된 내용을 숙지하지만 아무래도 보병보다는 깊이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임. 지정부대 들어갔었으면 아마도 전차 포탑 뜯거나 파워팩 갈고, 궤도 교환이나 보기륜 제거 같은 정비 훈련을 했을 것임. ㅋㅋㅋ 


 마지막 날이라 점심은 도시락으로 장식했음. 6,000원이었는데 뭐랄까 좀 미묘한 가격대비 품질이었음. 하도 예비군 도시락 불만사항이 폭주해서 그런가 일단 양은 푸짐했고 맛도 나쁘진 않았음. 다만 이걸 6,000원 주고 먹는게 적당한 가격인가는 판단하기 애매했음. 바가지는 아닌 것 같은데 적절하게 저렴하지도 않았음. 일단 사진을 올려보겠음. 생수와 쥬스도 가격에 포함되어 있음.






 어쨌거나 금일로써 모든 예비군 훈련은 끝이 났습니다!!! 추석연휴는 맘 편히 보낼 듯 싶네요. 예비군 받아야 하는 분들, 훈련장 가서 어지간하면 교관/조교 통제좀 잘 따라줍시다. 오버할 필요는 없지만 시키는 것만 잘 하면 가급적 빨리 끝내고 보내주려고 교관들도 노력하던데 좀 따라주면 서로 서로 좋은 것 아닌가 싶네요. 자유로운 사회생활하다가 아까운 시간 쪼개서 훈련 들어오면 짜증나고 만사가 귀찮은 것 이해는 하지만 어차피 뺄 방법도 없고 (해외 나가서 1년이상 있다 올 것 아닌 이상) 피해갈 수 없는 거라면 그냥 깔끔하게 시키는대로 통제 잘 따라주다가 오는게 맘 편한 것 아닌가 싶네요. 동미참 훈련이다 보니 훈련 참가안하다가 벌금 맞고 들어오신분들도 꽤 되는 것 같더군요. 벌금내고 훈련 빠질 수 있다면 모를까 어차피 벌금도 내고 훈련도 받아야 하는데 그냥 속편하게 한 번 받고 끝내는게 깔끔하지 않을까 싶네요. 벌금도 적지 않은 금액 내던데 말입니다.


 사족으로, 지정부대 동원만 받아보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출퇴근 받아보니, 집에 와서 쉴 수 있는 것은 좋았지만 뭐랄까 좀 훈련 자체는 동원이 좀더 편하다는 느낌은 들더군요. 일단 지정부대 동원은 내 병과에 맞는 부대로 들어가다보니 훈련 가서도 그리 낯설지는 않고 원래 복무했던 부대나 아니면 동일 기능 수행하는 연고지내 부대로 가는지라 아는 사람도 볼 수 있고 (현역이건 예비역이건) 뭔가 좀 유대감이 들기도 했지요. 서울살다 인천 이사온지라 이번 훈련 때는 아는 사람은 당연히 없고 교육내용도 보병위주 교육이었던지라 신선하면서도  생소한 감도 있긴 했네요. 


 이제 남은건 현역 소집에서도 제외되는 만 45세까지 별일 없길 바라는 것 뿐입니다. ㅋㅋㅋ 물론 그 이후에도 별일은 없길 바랍니다만~ 45세까지 현역소집 대상인지라 그나마 다행인 건 민방위는 받지 않네요. 

  1. 내 부적으로는 참 많은 일들이 - 대체적으로 안좋은 쪽으로 - 벌어지고 있는 실상이 서글프긴 하지만 서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