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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잡다한 이야기

집이 오래되다 보니 기물 들도 함께 늙어가는군요. - 보일러 임종 임박

by 푸른바람_07 2020. 5. 12.

 전기가 나가서 누전 차단기를 확인하니 차단기가 떨어져서 안 올라가더군요. 몇 번을 시도해도 안되길래 사는 빌라 전체에 문제가 있나 확인하기 위해 나가 봤습니다. 복도 센서 등은 이상 없이 들어오더군요. 계량기도 우리 집 것만 "Load"라는 오류 메시지가 출력되고 나머지 집들은 이상 없었습니다. (요즘 계량기 디지털 식으로 교체된 상태라... 거기다 원격 계량까지 되는 듯...) 

 한전에 전화해보니 누전 차단기 내려간건 자기들 관할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전기 업체 부를까 고민하다가 일단은 콘센트에 꽂혀있는 전선 코드를 하나씩 제거하면서 누전차단기를 켜봤습니다. 실내에서는 못 찾고 보일러와 김치 냉장고가 있는 발코니를 가보니 두 개의 코드가 꼽혀 있는 연장 콘센트에 물이 묻어 있더군요. 김치 냉장고와 보일러 전원을 급히 제거하고 혹시 몰라 연장선도 벽의 콘센트에서 제거했습니다. 차단기를 올려보니 바로 작동!

 도대체 물이 어디서 떨어졌나 찬찬히 찾아보니 보일러 하부에서 한 방울씩 물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 일단 뽑았던 코드들을 전부 다 연결하고, 보일러 회사에 전화를 하고 a/s 요청을 했습니다. 상담사가 모델번호 불러 달라길래 확인해 줬더니 워낙 오래된 모델이라 부품이 없어서 수리가 안될 수도 있다더군요. 뭐 수리가 안돼도 기사님 오시면 출장비는 줘야 한다길래 고장 여부는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은 불렀습니다. 보일러가 집 지어질 때 설치된 놈인 것 같더군요. 그럼 연식이 거의 18년된건데 교체할 시기가 되긴 된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같이 하지 않았지만, 고생이 많았던 보일러옹. 조만간 천국으로 평온을 얻으러 가셔야할 듯 싶군요. 노인학대 그만해야죠.

 그러면서 보일러 교체비용이 얼마나 드나 알아보니 일반형 중 우리집 크기에 맞는 모델은 본체 값 포함 40~60만 원 대면 가능하겠더군요.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도 지자체 보조금 20만 원 받으면 40~60만 원 대면 설치할 수 있을 것 같아 친환경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보일러 기사님 오셔서 보일러 뚜껑 열어보고 급수 배관쪽 부품에서 누수되는 걸 확인했습니다. 당연히 부품은 없어서 수리 불가... 다만 전기 부품 쪽 고장은 아니라 작동은 됩니다. 기사님 오신 김에 보일러 설치 관련해서 질문 좀 했습니다. 친환경 콘댄싱 보일러 어떻냐고 했더니, 콘댄싱 보일러는 응축기라는 부품이 있어서 물을 배출해야 하는데 배수구가 멀면 거기까지 배관 깔아야 하고 겨울에 동파가 자주 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가스비 많이 절감되냐니까 크게 효율성 차이 안 난다는군요. 그리고 설치비는 무료라고 해도 현장 설치 시 추가 비용 달라고 해서 인터넷 가격보다 돈 더 들아간다던데, 이건 쇼핑몰에도 전화해서 확인해보니 추가 비용 4만 원가량 있을 수 있다고 들었던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법이 바뀌어서 보일러는 이제 친환경 콘댄싱을 꼭 설치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더군요. 다만 저희 집처럼 배수구가 3미터 이상이면 일반형 설치도 가능한가 봅니다. 국가 예산으로 보조금 지급하는 건 꼭 누군가 중간에 껴서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많던데 아마 이것도 그런 게 아닌가 킹리적 갓심이 들더군요. 

 일단 물은 새고 있지만 작동은 되니 좀더 지켜볼까 합니다. 보일러 교체하더라도 집 구조상 동파 위험이 있으니 콘댄싱 보일러는 설치를 피할 생각이고요. 그렇지 않아도 보일러 배관 동파로 고생한 경험이 있어서 동파에 취약한 보일러를 설치할 필요는 없지요.

 어차피 정부 보조금 20만원 받아도 일반형이나 친환경 콘댄싱이나 최종 설치비는 거의 똑같고, 가스비 절감 차이도 미미하다면 콘댄싱 설치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아무튼 겨울 오기 전 보일러를 교체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집에 너무 연식이 오래된 기물들이 많아서 슬금슬금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어줘야 하는 시기가 오네요. TV, 냉장고, 하다 못해 밥솥까지... 뭐 주인장도 날로 나이가 들어가고 있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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