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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뭔가의 구입 및 사용기

전자렌지 구매. 하나 둘씩 영면하시는 전자제품님들...

by 푸른바람_07 2021. 1. 20.

 

 

 사람이 죽으면 먼저가 있던 전자제품들이 무지개다리 앞에 나와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제 블로그를 종종 오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작년부터 집에 있던 기물들이 하나둘씩 수명을 달리하고 계십니다. 밥솥님께서 먼저 소천하시더니, 얼마 뒤 보일러 옹께서 가셨고, 올해가 되더니 전자레지님까지 골골하시더군요. 어머 마마께서 화재 위험을 우려하셔서 골골 거리는 전자렌지옹은 과감히 폐처리(라 하고 그냥 쓰레기 수거지역으로 K-반품행 feat.문)하였습니다. 

 내다 놓으면서 확인해보니 무려 2012년 제조더군요. 18년을 넘게 저희집에서 식품들을 따땃하게 댑혀주신 그 공로 잊지 않겠습니다. 눈물 좀 닦고. T_T 흑흑...

 이별과 슬픔을 뒤로하고 새로운 전자렌지 입양을 위해 (그리고 결코 K-반품 feat 문 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쇼핑몰을 뒤적뒤적해봤습니다. 전자렌지가 비싸 봐야 별 쓰지도 않는 잡 기능만 잔뜩 붙는 걸 알고 있기에, 1000w와 10만원 선에 기준을 맞추고 돌려보니 LG사의 모델이 하나 검색되군요. 

 제가 LG선호도가 높고 가전과 핸드폰은 항상 LG 위주로 구매해온지라 다른 생각없이 최저가 최상단 검색물을 클릭하여 구매하려는 순간! 두둥! 배송료가 유료네요? 좀 거시기했지만 뭐 최저가+2~5천원 배송료면 최저가 차상위 검색물들하고 비교해서 별 차이 없으려니 해서 구매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두둥two! 배송비가 3만원입니다. ㅎㄷㄷ

 10만원짜리 모델에 배송비가 3만원이라니... 무슨 가구처럼 무게가 무겁고 부피가 큰 것도 아니고 말이죠.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차상위 검색물들을 주욱 눌러보니 다들 배송비가 2~3만원이 별도로 붙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이게 국룰(K-바가지, K-함정카드, K-소상공인)인가 싶어서 좀 더 살펴봤습니다. 

 그러다가, 최저가보다 한 5천원 정도 더 비싸게 나온 모 대기업 쇼핑몰의 동일 모델 검색물을 보니 배송비가 없더군요. 그래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여긴 배송은 LG에서 직접 해주는 형태였습니다. 쇼핑몰 자체에서 재고를 발송해주는 게 아니라 쇼핑몰은 제품만 올려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LG 쪽에 배송을 넘기는 형태였나 봅니다.

 아무튼 구매한 사이트에서는 배송추적이 별도로 안되고 LG 쪽에서 언제까지 배송해준다고 카톡이 왔고 오늘 배송이 왔습니다. 이하 아래는 배송된 제품 사진과 첫 가동영상 올려보겠습니다.

■ 수령된 실제품 이미지

아따 박스 크네~ 튼실하게 생겼습니다.

 

뚜껑을 따보아요~ 흰색 피부를 가진 전자렌지님이 곱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빙글빙글 돌고 돌고 돌리고~ 음식물을 돌려주는 유리판과 그 하단 지지롤러는 파손방지를 위해서인지 별도 포장되어 있습니다. 설명서는 전자렌지 내부에 넣어 있었는데 촬영을 안했네요.

 

먼저 보낸 님하의 자리에 살포시 놓인 신상 전자렌지! 저 곱디고은 자태를 보라!

 


일단 설치는 완료했는데, 그래도 한번 돌려보는 게 예의인 것 같아 편의점에서 닭다리 하나 구매해왔습니다. 

 

아래는 닭다리가 돌아가는 영상. 00:04초부터 00:08초 까지, 이건 절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닭다리에서 김 빠지는 소리여~~~ 전자렌지 전면부가 심각한 유광이라 거울처럼 비치네요. ㅋ 

 

 

조리가 완료된 닭다리님하!

 

닭다리 봉지에 쓰여있는 바대로 1000w 기준 1분만 돌리니 적당하게 잘 익었네요. 맛나게 먹었습니다! 

 

끝으로 제품 구매 리뷰와는 전혀 상관이 없으면서도 있는 슈뢰딩거 괭이 같은, 이 번 전자렌지를 구매하면서 느낀 점,

1. 소상공인들vs대기업 구도로 항상 약자는 선하고 강자는 악하다는 논리를 곱씹어 보게 되었습니다. 최저가 상단 노출을 위해 제품 가격은 내려놓고, 배송비를 2~3만원에 받아 먹는게 상도덕이 있는 짓인지... 2~3만원 배송비가 타당한 중량물이나 부피 큰 물품이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이건 아니잖음?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와 보편화를 통해 용산의 "맞을래요 손님" 아재들이 너무 많이 진출해서 그런가 인터넷 쇼핑몰에도 너무 많은 양아치들이 활개 치는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

2. 1항에 의거, 소비자들도 점점 더 영악해질 수밖에 없고, 결국은 품질과 서비스가 상향 표준화된 쪽이 이길수 밖에 없다... 라는 결론이 나오네요. 대기업이 시장 다 잠식한다고 소상공인 다 죽어~~ 엉엉엉~~ 해봐야 결국은 뿌린 대로 거두는 겁니다. 마치 전통시장이 점점 물류창고형 또는 복합쇼핑몰에 밀리는 것처럼... 아름다운 서민들의 짠내 나는 정 따위의 감성팔이 해봐야 그냥 양아치들의 호구 등쳐 먹기와 지저분한 인간군상들의 극한 삶의 체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물론 현실을 자각하고 세련됨과 현대화, 전통시장의 장점을 부각해가며 잘 버티고 명물이 돼가는 곳도 있지만서도요. 고로 소상공인들도 살아 남으려면 상도덕을 지키고 항상 변하는 세상을 잘 적응해야하지요. 억울해 엉엉엉 타령과 겜성팔이는 이제 안 먹혀갑니다.

3. 이건 정말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저는 LG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었으나 요즘 들어 점점 중공의 주구가 되가는 LG를 보며 절레절레하고 있습니다. 화웨이 장비 그렇게 깔지 말라고 해도 LG 유플러스에 깔고, 이제 LG 폰에도 틱톡 기본 탑재한다는데, 니들이 짱께 기업이냐? 다음 부터는 삼성으로 갈아타 줄게~ 전자렌지 옹이 마지막 내가 구입하는 마지막 LG가 될것 같다...

오늘 전자렌지 구매 리뷰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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