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봄날을 맞아 가족들과 강화도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실상 저는 방콕에 집돌이 인지라 가고 싶지 않은 느낌적인 느낌이 매우 매우 강했으나 멀리(?) 서울에서 찾아온 동생 내외와 조카, 사촌 동생과 조카 녀석들을 외면할 수 없어서... T_T
뭐 어머니와 외삼촌도 가세한 대규모 가족 나들이가 되었네요. 강화도가 집에서 생각보다 가까웠고, 살면서 처음 가본 강화도였기에 그 나름대로 뜻 깊은 봄나들이였습니다.
강화도가 생각보다 큰 섬인지라 하루 당일 치기로 전등사, 동막해변, 강화함상공원, 외포항 정도만 찍고 왔네요.
1. 전등사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라는 소문이 있던 성문과 성곽이 존재하는 산성 같은 느낌이 드는 성이더군요. 입구도 동문이니 서문이니 나뉘어 있구요.



인상적인 건 절에 있는 은행나무와 철종에 얽힌 내역이었습니다. 은행나무는 조선시대 수탈을 하도 당해서 도술을 부리는 스님들이 더 이상 은행열매가 맺지 않게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고, 철종은 송나라 시절 어떤 절의 철로된 종을 일제 시대 일본이 약탈해서 가져가다가 패망해서 인천에 보관 중인걸 전등사에 가져다 단 거라는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뭐가 수탈과 약탈의 역사가 깊이 새겨진 아픔의 절이라는 느낌...






그리고 사진은 남기지 않았지만 점심은 절 아래쪽에 있는 식당에서 먹었는데... 역시 관광지 지역 식당은 가면 절대 안 된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식당이었습니다. 닭 볶음탕은 람세스 시절 닭 같다던 프랑스 원정 시 나폴레옹이 먹었다는 비쩍 마른 닭 수준이었고, 더덕이 들어갔다는 산채 돌솥 비빔밥은 도라지 향조차도 느껴지지 않았고 뭔 기름은 겁나 넣었는지 느끼하기만 하더군요... 그나마 제대로 나온 음식은 감자전 이었다는 게... 가격은 또 오지게 바가지... 하 진짜... 뭐 이런대 오면 감안하고 먹어줘야 한다는 동생들의 주장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었지만 뭐 대세가 거기서 먹고 가자는 분위기였던지라... 솔직히 말해서 전 국내 여행지는 별로 가고 싶지도 않지만 가족들이 앞으로 간다고 하면 김밥이라도 싸가지고 가자고 주장할 생각입니다.
2. 동막 해변
그나마 저 밥집에서 짜증 났던 감정이 날아간 건 동막 해변에 도착해서였습니다. 백사장이 그리 크지 않은 작은 해변이었는데 바닷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꽤나 정돈도 잘된 느낌의 해변이더군요. 갈매기들이 오지게 많던데 웃긴 건 사람들이 손에 높이 든 건 낚아채거나 던져준 건 받아먹는데, 바닥에 떨어진 건 쳐다도 안보더군요. 입들이 고급인 갈매기들이었습니다. ㅋㅋㅋ









아직 성수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해변이 쓰레기도 없고 정리도 잘 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주변 상권도 전형적인 바닷가 관광지 분위기인 한데 뭔가 정돈은 꽤나 잘되어 있었고요. 뭐 성수기에는 어떻게 변할지는 몰라도... 주차장 가격도 꽤 저렴한 편이고 샤워장이나 화장실도 준비되어 있었구요.
해변의 반대편 도로 너머 편의점 근처 지나가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길막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쓰다듬어 주자 아예 발라당 눕더군요. 목걸이 차고 있는 거 보니 길고양이는 아닌 것 같고, 주인이 있는 동네 터줏대감 고양이 같아 보였습니다.

멀리 돈대가 보여서 한 번 다녀왔습니다. 나중에 인터넷 찾아보니 분오리돈대라더군요.


돈대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확실히 왜 여기다가 돈대를 설치했는지 알만 했습니다. 돈대 주변 바다가 한눈에 다 들어오더군요. 감제고지로써 경계 기능에 딱 맞는 곳이더군요.








3. 강화 함상 공원
슬슬 저녁 식사를 하러 어디로 갈 것인지 정하다가 외삼촌이 외포항으로 가자고 해서 이동하던 중 해군 배 한 척을 발견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강화 함상 공원이라고 퇴역 전함을 가져다 전시해 놨더군요. 마침 사촌 동생은 해군 수병 출신이라 반가운 듯해서 다 같이 구경 갔습니다. 그러나 정작 해군 함정 내를 돌아보던 사촌 녀석은 PTSD가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ㅋㅋㅋ 자기가 타던 배랑 거의 같은 함정이라던데...

전시된 배는 마산함이던데 사촌 동생이 타던 배는 7시리즈, 마산함은 9 시리즈라고 설명하면서 7시리즈 배가 좀 더 작다고 하는데, 이 전시된 배도 들어가 보니 뭐 큰 편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배를 타고 몇 개월씩 바다에서 생활하라고 하면 저는 못할 것 같더군요. ㅋㅋㅋ























중요 장비는 다 탈거했겠지만, 역시 오래된 배라 그런지 각종 장비들이 꽤나 구형이라 놀랐고, 배 규모에 비해 함장실은 호화로운 편이라 한 번 더 놀랐습니다. 하긴 해군이나 민간 상선에서도 함장, 선장은 왕이라고 하던데 뭐 그 정도 대우받는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만큼 책임도 클 테니까요. 어쨌거나 저런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한 그리고 근무하고 있는 모든 해군 예비역, 현역 장병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4. 외포항 칼국수 맛집
외포항에 들른 목적은 공판장에서 싱싱한 회를 사다가 먹어보자라는 의견이었는데, 가보니까 이 공판장이 회가 주력이 아니라 강화도 특산물인 새우젓이나 밴댕이 젓 같은 수산물 직판장이더군요. 횟감을 썰어 둔 게 없는 건 아니었는데 굳이 여기까지 와서 사 먹어야 할 필요가 있나 싶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광어, 연어, 우럭 따위였구요. 그리고 초장집이 따로 있어서 횟감 사서 올라가서 먹는 곳이 아예 없더군요. 그냥 횟 썰어둔 거 사서 공판장 주변에 설치된 테라스 정자 같은 곳에서 먹어야 하는데 이날은 바람이 너무 불어서 그건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강화도에서 유명하다는 밴댕이 정식을 먹으러 갔습니다. 근데 뭔 정식이 이리 비싼 겁니까. 뭐 일단 양은 풍성하게 나오긴 했습니다. 근데 밴댕이 회, 밴댕이 무침, 밴댕이 튀김에 밑반찬이 다라 이 토속적인 맛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겠더군요. 뭐 같이 간 어르신들이야 잘 드셨는데 솔직히 저는 별로 먹고 싶지 않았던 음식인지라...
애들을 위해서 시킨 바지락 칼국수가 차라리 나았습니다. 뭐 음식 자체는 깔끔한 편이고 아까 실패한 산채 정식처럼 대충대충 만든 건 아니었지만 (밴댕이 양 자체는 푸짐하고) 금액 대비 차람이 약간 부실했다고라고 할까요. 다른 해물들이 좀 섞여 나왔으면 괜찮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바지락 칼국수는 가격도 괜찮았고 맛과 양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순무로 만든 김치가 꽤 특이하더군요. 강화도 특산품 중 하나가 순무김치라던데 맛깔나게 잘 익었더군요. 차라리 순무 김치나 좀 사 와서 반찬으로 먹을 걸 그랬습니다. 그리고 정작 맛있게 먹은 칼국수는 사진을 안 남겼네요.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ㅋㅋㅋ
뭐 그래도 오래간만에 가족들이 바람도 쐬며 그리 멀지 않고 가까운 강화도로 봄 나들이는 잘 다녀왔습니다. 강화도가 꽤 많이 큰 섬이라 나중에 또 기회 되면 못 가본 다른 지역도 가보자는 의견이었고, 언제일지는 몰라도 한 번 더 다녀올 것 같긴 합니다.
집으로 오는 중에 일몰 풍경이 멋지길래 한 장 찍어봤습니다. 1박 하고 오는 여행이었다면 바다 잘 보이는 곳에서 해 지는걸 동영상 촬영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서울로 돌아가야 할 동생 쪽과 사촌 동생 가족들이 있어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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