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출발한지 3일차, 실제 휴가는 금일부터 시작입니다. 사우디와 한국간의 시간차와 장시간 이동에 따른 “이틀”은 휴가에서 제외됩니다. 즉 이동 기간인 11월 30일~12월 1일은 휴가에 미포함.
어제 집에 도착하여 짐 풀고 저녁에 가족들과 삼겹살에 맥주 1 한 잔 하고 푹 잤네요. 아침에 7시 30분 경 일어나서 아침 밥 먹고 좀 밍기적 거리다보니 벌써 9시네요.
슬슬 휴가 출발부터 도착까지 글을 정리해서 올려야 할 것 같아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제 방에 셋팅 완료한 노트북!
11월 30일, 사우디 내 국내선 탑승 시 좀 문제가 있어서 혈압이 오를 뻔 했던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한국은 잘 도착했습니다. 내용을 쓰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 간단하게 일자별, 시간대별로 간단하게 사진 첨부하여 서술해보겠습니다.
1. 11월 30일 – 현장▶담맘▶리야드
06:00 SHOP에서 출발
휴가 출발을 위해 포장 해 놓은 짐들.
담맘 공항 가는 도로에서... 사막이라 산이 없기 때문에 지평선 너머의 일출 감상이 가능.
겨울과 환절기에는 종종 안개가 발생.
07:00 DAMMAM 공항 도착
07:20 티켓팅 후 탑승 대기실 입장
▶ 08:45이 탑승 예정 시간이었고 09:30 이륙이었음. 그러나 전광판에 DELAY 뜨고 있어서 탑승 안내 뜰 때까지 멍 때리고 있었음.
담맘 공항에서 대기 중 크로와상과 커피로 간단하게 아침을 때움. 저 썰렁한 음식들이 6000원 가량임. 공항 음식 비싼건 세계 공통인 듯.
11:15 항공기 탑승
▶ 무려 예정 시간 보다 2시간 넘어서 비행기에 탑승했음. 전광판에는 여전히 DELAY라고만 뜨고 탑승하라는 안내가 없어서 까딱하면 비행기 놓칠 뻔했음. 탑승하고 보니 대부분의 승객들은 이미 탑승한 상태. MP3로 음악 듣고 있어서 안내 방송을 못 듣고 있었던 탓임.
▶ 탑승 후에도 한참 동안 항공기가 이륙할 생각을 안 하고 있었음. 리야드에서 13시 35분까지 우리의 날개로 환승해야 하기 때문에 같이 탑승한 한국인 승객들 모두 표정이 굳어 가고 있었음. 지나가던 승무원 불러서 무슨 이유인지 불러 보니, 대답이 걸작임. 기장이 아직 도착을 안해서 비행기가 못 뜨고 있다함. --;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항공기 기장이 출근을 안 한 것이었음!!! 부제에 올린 것과 같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사우디였음! 승객들은 기장 놈의 지각으로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기다리고 있던 것임! 외국인을 제외한 사우디 애들은 그냥 무표정하게 덤덤히 있던 것이 함정. 그 표정을 보아하니 사우디라는 곳에서는 항공기가 천재지변이 아닌데도 연착되는게 다반사인걸 알아챌 수 있었음.
기내 탑승 후 찍은 사진. 이 사진 찍자마자 승무원 득달 같이 달려와 사진찍지 말라고 주의를 줌. 거 사우디 여자 찍은 것도 아닌데 난리 법석은... 그리고 사우디 여자한테 관심 없거등~
11:30 기장 도착하여 항공기 탑승
▶ 안내 방송으로 꼴랑 “미안해~ 이제 이륙 할 거야”라고 한 마디 쿨하게 해주심. 그러나 기장 도착 후에도 이륙을 안 하고 있었음.
▶ 자꾸 이륙이 지연되어서 다시 승무원 불러서 물어보니, 이륙이 지연되자 승객 한 명이 내려 2 그 사람 짐을 다시 내리고 있다함. 항공법 상 승객이 내리면 테러범들이 폭탄을 남기고 내리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짐 검사 다시 하는 걸로 알고 있음. 고로 기장이 왔는데도 못 뜨고 있었음.
▶ ▶ 승무원 다시 불러서 리야드에서 우리의 날개 놓치면 누가 책임지냐고 하니 “그건 나도 모르니 알아서 하삼. 정 못 기다리겠으면 내려서 딴 뱅기 타던가”라고 하고는 쿨하게 가버림. 기장이나 승무원이나 모두 쏘 쿨임.
12:30 드디어 이륙!!!
▶ 이륙하는데 갑자기 사우디 말로 기도하는 방송 나오기 시작. 기체는 심하게 요동치고 알라 어쩌구저쩌구 무슨 염불이나 곡 하는 소리 들리니 순간 기장 놈이 승객들과 함께 천국행하려고 기수를 땅으로 멋지게 헤딩하는 것 아닌가 두려움에 떨었음. --;;
이륙 후 리야드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가도가도 사막 밖에 안보이는... 뭐 사우디니까 당연한 풍경이지만서도...
13:11 리야드 국제공항 착륙
▶ 기장 놈이 지각한게 미안했는지 40분 만에 담맘에서 리야드를 주파했음. 공식적인 비행시간은 1시간 15분으로 E-TICKET에 나와 있음. 살다살다 비행기 과속해서 35분 일찍 도착한 경우는 이 경우가 처음이었던 듯함.
▶ 우리의 날개 탑승 시각이 13시 35분까지였기 때문에 곧장 서둘러 국제선 탑승구로 이동. 리야드 국제공항이 골 때린게 국내선과 국제선 탑승구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내부로 연결된게 아니라서 일단 착륙한 곳 출구로 나와서 갈아타는 곳의 탑승 구역으로 이동하여 다시 재입장 해야함. 거기에 국내선 탑승구와 국제선 탑승구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어서 10분 정도 걸어가야 함. --;
▶ 서둘러 국제선 탑승구로 이동 후 다시 보안검색 및 출국 검사 받고 우리의 날개가 주기된 G16으로 이동했음. 그나마 다행히도, 연료 주유 중이라 아직 탑승 절차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였음.
탑승 대기 하면서 찍은 우리의 날개! 반갑다 파란색!
▶ 우리의 날개는 리야드-인천만 직행으로 가는 편이 아니라 제다-리야드-인천의 완행(?) 인 탓에 제다에서 탑승한 승객을 태우고 리야드에 일단 내려서 나머지 승객들을 태워가는 영업 방식이었음. 그래서 제다-리야드간 운항 후 리야드에서 승객 태우면서 연료도 다시 주유 하는 것 같았음. 이 덕분에 3시간 넘게 지연된 사우디 항공의 횡포 속에서도 환승편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음.
▶ 다만, 표를 끊을 때 사우디 항공의 국내선은 우리의 날개에서 일괄적으로 구매해 준 것이므로 3시간 지연된 것에 대해 우리의 날개 지상직 한국인 관리자에게 항의 하니 이분도 쏘 쿨하게, “사우디 항공에서 생긴 문제니 우리는 책임 없삼~ 항의는 거기다 하삼~” 이라 하심. 역시 사우디 낙타놈이나 사우디에 일하는 한국분이나 쏘 쿨하심. 저주 받은 사우디에서 일 오래하면서 사우디인화 되었나 봄.
13:50 우리의 날개 탑승
▶ 비행기 놓치지 않은 것에 안도하며 좀 기다리다보니 탑승 시작! 3개월 반 만에 보는 한국 여자분들이 환하게 맞이하여 주시는 바람에 방금 전까지의 분노는 일단 누그러들었음.
14:00 이륙!
▶ 드디어 저주 받은 사우디 땅을 벗어남!!!
▶ 이륙 후 운항 고도에 진입 하자마 바로 술 서빙! 맥주와 화이트 와인 한 잔 받아서 식전 반주를 걸쳤음.
▶ 이 후 첫 식사가 나옴. 메뉴는 닭고기를 선택. 식사 시에도 꾸준하게 와인 제공 받음.
▶ 식사 후 드디어 면세품 카트 등장! 양주 두병 구매.
▶ 그 이후 영화 감상 좀 하다가 자다 깨다를 반복 함.
▶ 중간에 컵라면과 맥주 한 잔 달라고 하여 먹고 다시 영화 시청. 간식으로 피자도 한 번 제공됨.
▶ 확실히 우리의 날개 여승무원분들 친절하고 서비스가 정말 괜찮음. 리야드 공항에서 지상직 한국인관리자에게 쌓였던 분노는 기내에서 모두 풀렸음. 혹시라도 대한항공 관계자가 이글 보면 11월 30일 리야드에서 인천행 KE962편 여승무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주삼. 단 그날 리야드 공항에서 승객들 접객한 지상직 한국인 관리자 아저씨는 영 꽝이었음.
2. 12월 01일 – 리야드▶인천▶집
03:00 조식 실시
▶ 도착 전 조식 제공되어 식사 시작. 위스키도 한잔 달라고 하여 기내 마지막 음주도 즐김. 메뉴는 닭고기와 밥으로 선택. 전날 석식도 닭이었는데 조리는 서로 달랐음.
05:30 인천공항 도착!
▶ 인천공항도 일정보다 30분 빨리 도착하였음. 리야드에서 출발이 30분 늦었던 것 합치면 무려 1시간 일찍 도착. 우리의 날개 기장 및 부기장님들이 조기 퇴근하고 싶으셨나봄. 퇴근본능 발!동!
06:00 입국 후 공항 철도 탑승
▶ 집까지는 공항 철도 한 방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바로 공항 철도 탑승. 가는 도중 부모님께 전화 옴. “공항인데 어디니~” --; 부모님이 마중 온다고 동생 놈에게 나에게 메신져로 알려주라고 했는데 동생이 깜빡하여 안 알려줘 서로 어긋남... 그나마 사는 곳이 인천 서구 검암동이라 다행이었음. 지방이었으면 정말 황당 했을 듯.
06:22 검암역 도착
▶ 일단 부모님께는 검안역에서 만나자고 하고 공항철도 꿋꿋하게 타고가서 검암역에 내림. 뭐 별 다른 방법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음.
▶ 부모님 검암역에 도착하셔서 3 아버지차 타고 집으로 고고씽.
07:00 집 도착!
▶ 검암역에서 집까지 차로 5분 거리. 집에 도착해서 짐 간단히 풀고 아침 먹고 1시까지 푹 잠!!! 이로써 총 30시간의 긴 휴가 출발 여정이 끝났음.
간략형으로 썼는데도 글이 좀 길군요. 이번 휴가 출발 여정은 참 다이나믹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사우디 4의 어처구니 없는 일처리도 다시한번 뼈져리게 느꼈구요. 자기들 이익과 관계없으면 모든게 인샬라~이고 미안한 마음도 못 느끼는 싸가지 없음의 절정인 인간들임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네요.
어쨌거나 그래도 집에는 왔고, 14일간의 휴가를 알차게 보내야지요. 복귀 하는 그날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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