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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잡다한 이야기

어느 인천의 한적한 주택가 주변 초여름 풍경

by 푸른바람_07 2014. 6. 13.


 날씨가 이제 거의 여름입니다. 이번 주 월요일 평소 운동하던 공원에 가는 길에 핸드폰 들고 가면서 동네의 여름 풍경을 몇 장 찍어봤습니다. 소소한 일상사도 있었구요. 오다리 교정 후 한 동안 쭈욱 잘 회복 되더만 걷기가 가능해진 이후로는 정체기가 좀 온것 같습니다. 이제 좀 뛸만해져야 하는데 아직 뛰는건 무리인 것 같고 무릎도 여전히 걸을 때 혹은 앉아 있을 때 약간의 이질감이 있습니다. 통증이라고 하기에는 좀 미묘하지만 부자연스러운 감각이라고 해야할까요. 


 짤들은 월요일에 찍은 사진들로 바로 포스팅 하나 할려고 했으나 귀차니즘에 빠져서 금요일인 오늘에서야 글을 올려보네요. 그럼 시간 순서대로 소소한 일상의 흔적을 올려 보겠습니다.





 공원 가던 중 득한 스마트폰입니다. 기종은 뭔지 모르겠지만 LTE라고 써 있는 것 보니 그리 구형은 아닌 듯 한데 길바닥에 뒷면판, 본체, 베터리가 서로 이산가족이 되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모두 수거하여 조립 후 전원을 키니 작동을 하더군요. 전화목록에 있는 아무에게나 전화 걸어서 전화기 주인에게 찾아가라고 하려다가 생각해보니 파출소가 코앞인데 굳이 제가 찾아줄 필요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공원 가던 발걸음을 돌려 바로 파출소로 고고씽, 경찰 아저씨에게 맡기고 왔네요.


 동네 파출소인데 의외로 경찰분들이 많이 상주(?)해 계시더군요. 순경계급의 젊은 총각(?)이 분실물 접수를 하며 제 연락처와 이름을 적긴 했는데 주인에게서 잘 받았다는 전화는 아직 없습니다. 뭐 고맙다는 인사 따위는 기대안하고 그냥 작동하는 멀쩡한 스마트폰 주인 찾아주는게 도리일것 같아 가져다준 것 뿐이니 전화가 오건 안오건 상관은 없습니다만...






 위의 스마트폰 줏은 곳에서 발견한 길냥이 세끼들입니다. 총 네 마리인데 한 마리는 사진 찍을 때 의류수거함 밑으로 도망가서 세마리만 찍혔네요. 이 녀석들의 어미가 있는데 잠시 자리를 비운 건지 아니면 어미도 없이 방황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어찌 조치를 못했습니다. 네 마리 다 잡아서 집으로 가져와 좀 커서 자립할 수 있을 때 까지 키울까도 고민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그렇게 고양이와 친화적인 인간도 아니고, 지금이야 백수라서 매일 돌보고 키운다 쳐도 앞으로 어떻게 진로가 잡히게 될지 불확실한 상황인지라 일단 그냥 포기하고 운동하러 갔습니다.


 운동 1시간 정도 하고 오니 모두 사라져 있더군요. 그리고 사진 찍은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운동하러 다니며 유심히 살펴본 결과 아마 이 근처가 활동 영역인 듯 싶더군요. 간혹 한두마리가 보이다가 사리지곤 하던데 어미가 완전 버리고 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혹시라도 매일 운동가며 주의 깊게 보다가 기아 상태로 널부러진 녀석이 나온다면 수거(?) 후 좀 클 때까지 집에서 키운 뒤 방생(?)할 생각은 있습니다. 아니면 동물 보호 센터에 연락해서 포획해 가게 하는게 나을까요???





 길냥이 세끼들을 뒤로 하고 매일 운동 가는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이 공원은 사실 주택 예정 단지로 잡힌 부지인데 현재는 주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공원으로 조성해 둔 상태입니다. 흙길을 조성해 놔서 뜀뛰기(조깅)하기 정말 좋습니다. 이 공원 앞에도 여러 시설물과 콘크리트 보행로로 잘 조성된 공원이 있긴 합니다만 장기간 꾸준히 뛰면서 운동하기에는 흙길이 무릎관절에 무리 없기에 주로 여기서 뛰어왔었죠. 그러나 지금은 그냥 걷고만 있습니다. 다음 주 부터 조금씩 뛰는 것에 도전해 볼 계획이긴 합니다.


 그리고 공원 조성을 누가 주최하여 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보리를 많이 심어 놨더군요. 작년 겨울 휴가 때와 올해 2월 복귀하여 운동할 때에는 겨울이라 풀들이 다 죽어서 있어서 좀 삭막했었는데 슬슬 봄을 지나 여름이 되니 보리를 비롯해 민들레 및 이름 모를 풀들이 수북하게 자란 상태입니다. 사우디의 거칠고 삭막한 환경에서 일하다가 동네 주변에 이렇게 녹색의 풀들을 보니 매일 운동 나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햇살은 강하게 내리 쬐는 탓에 되려 사우디 때 보다[각주:1] 얼굴이 더 많이 타버리긴 했지만 산들 거리는 바람 맞으며 한 시간 정도 걷는 것은 운동도 운동이지만 기분 전환에도 좋네요.


드디어 평소 운동 하던 공원에 도착! 저 멀리 인천 아시안 게임 주경기장이 보입니다. 우측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그 유명(?)한 청라지구 입니다.


보리들과 이름모를 풀들이 가득합니다. 녹색이 인간의 눈에 좋다던데 확실히 이 공원에서 산책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사우디 있을 때에는 주위 풍경 둘러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쌓이더군요. 온통 갈색과 회색빛들... 하늘은 뿌옇고...


흙길이 사람들 뛰거나 걷기에 좋게끔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서울 살 때에는 산동네+달동네라 무질서하게 지어진 낡은 집들과 새집이긴 하지만 역시 무질서하게 지어진 빌라들의 부조화, 그리고 산동네지만 식물들은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도시 풍경으로 사는 곳에 딱히 정이 생기진 않더군요. 흙 밟아 볼일도 없었구요. 물론 주위 풍경을 돌아보면 동네 뒤로 온통 산들이 펼쳐져 있긴 했지만 뭐 그 산까지 그리 올라가 보고 싶은 생각은 딱히 들지 않더군요. 전 평지를 사랑합니다.


누가 심어둔 것인지는 모르지만 보리들이 꽤나 많이 자라 있습니다. 이 보리들 나중에 수확하는 걸까요?



흙길이 시골길들 마냥 굽이쳐 구불구불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마냥 직선으로 쭉쭉 만들어 놨었으면 지루했을 동선인데 참 잘 조성해 놓은 것 같습니다.


거의 완공된 인천 아시안 게임 주경기장... 인천 시민 된지 얼마 안되었지만 누구를 위한 아시안게임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적자로 끝날 행사일테고 이미 인천시 예산은 파산인걸로 압니다... 가급적 이런 정치인 개인 업적 하나 더 만들기 차원의 행사는 유치 안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사람들이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역 경제 개발 부흥이 아니라 되려 파산으로 몰고가는 길임을 왜 사람들이 자각 못할까요.


저기도 참 말 많은 곳이지요. 무작정 개발만 한다고 집값 올라가고 경제 부흥이 될까요?? 아직도 분양 안된곳이 태반이라던데... 정 분양 안되면 값이라도 팍팍 깍아서 팔던가요... 집없는 사람들 이 참에 집장만이라도 할 수 있게.. 악성재고 껴안고 있어봐야 건설사도 손해일텐데 어느 적정선에서 그냥 땡 처리 하는게 파는 쪽이나 사는사람 서로에게 좋은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흙길 곳곳에 정자와 나무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끔 저 정자에서 주무시거나 가족들 끼리와서 쉬어 가기도 하더군요. 저도 몇 번 저 정자에 누와서 잠시 있어봤는데 바람 솔솔 불어오는게 상당히 기분 좋더군요.


민들레도 상당히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일부러 심은 건지 아니면 자연적으로 군락지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도심지에 사는 닭둘기 혹은 비둘닭이 아닌 산비둘기 (맷비둘기) 한 쌍입니다. 남녀 한쌍인지 아님 그냥 같은 성의 동료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둘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한 눈치 없는 인간이 되어버렸드랬죠. 아마도 한 쌍의 연인 비둘기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야생에서 자립하는 놈들 답게 가까이 가니 후다닥 날아 가더군요.






 공원에서의 운동을 마치고 들어와 간만에 영화 보러 다녀왔었습니다. 톰 크루즈 아저씨가 나오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보고 왔는데 볼만 했습니다. 내용은 누설치 않겠습니다. 영화관가서 보는 것 추천입니다. 



 영화 끝나고 같이간 친구와 퇴근 후 합석한 친구, 이렇게 셋이서 술 한잔 하고 집에 왔습니다. 종종 이렇게 나마 외출해서 영화도 보고 친구들 만나 술한잔 하는 것도 재미인데 이제 나이 차서 그런 기회가 많이 없군요. 저야 아직 싱글이고 현재는 백수라 널널하지만 가족이 있는 친구들은 시간내기가 많이 힘드맂요. 각 가정의 내무부 장관님께 선재가 받지 못하면 활동의 제약이 심합니다. ㅋㅋㅋ 뭐 어쩌겠습니까. 홀로 사는 인생이 아니기에 감내해야할 것들인데요... 


홍대 물가는 비싸고 그렇다고 음식이나 술의 퀄리티가 높진 않고... 그냥 교통편이 좋아서 가는 곳일 뿐... 그닥인 동네입니다. 아... 남자들 입장에서는 좀 많이 땡큐하게 옷입고 다니는 젊은 여자들이 많다는 건 좋은 점일지도요...


 이상 그냥 평소보다 뭔가 일어난 일이 좀 많았(?)던 6월의 어느 월요일, 동네 풍경에 대한 글을 마칩니다. 


  1. 의외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관리자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도 꽤 길었고, 야외에 나가서 업무를 봐야할 때는 안전모와 얼굴 가리개를 꼭 착용해서 햇볕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해가며 일했었죠. 그리고 사우디도 겨울에는 햇살이 비교적(?) 약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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