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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뭔가의 구입 및 사용기

통근용 자전거 구입!

by 푸른바람_07 2014. 10. 6.


 3개월간 co2 용접 교육에 입교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어언 4년 전, 원래 용접사를 목표로 6개월간 모 건설사 인재개발원에서 특수용접 과정을 수료하고 운좋게 관리직으로 해외 플랜트 현장에서 일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사우디에서 단종을 거쳐 국내 대기업에서 계약직이나마 일해볼 수 있는 행운을 얻긴 했습니다만 결국 계약직의 한계를 접하고 나왔습니다. 이직을 위해 타사 경력직 지원도 꽤 했는데 학력과 경력이 일천하여 번번히 고비를 마시다가 원래 계획했던대로 다시 용접사의 길로 가고자 방향을 틀었습니다. 관리직이라고 해도 짤리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 되는 것을 절실히 느꼈고, 몸으로 익히 기능으로 원래 먹고 살라 했던 것과 또 기능직이 수명은 훨씬 길다는 장점이 있기에 후회는 그다지 없습니다.


 하지만 꿈을 완전히 놓은 것은 아닙니다. 국내에서 기술자나 기능인이 받는 대우가 무지 열악하고, 비록 제가 주위 시선 따위는 별로 고려 안하고 살기에 상관은 없으나 노동 시간이 너무도 긴 것은 정말 싫더구요. 살려고 돈 버는 거지 돈 벌려고 사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경력 5년 정도 바라보고 고 숙련자가 되면 캐나다로 이민[각주:1]을 생각중입니다.


 배운 영어 실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지만 틈틈히 수준 유지 및 가능하면 더더욱 발전 시킬 수 있도록 공부도 꾸준히 할 생각이고요.  단지 지금은 3년 넘게 실제 용접을 안한 관계로 다시 교육 3개월 받고 일단은 co2로 조선소 쪽에서 일해볼 계획입니다. TIG 배관 용접은 나중에 CO2 고 기량자가 된 후 도전해 볼 계획입니다.


 자전거 구입기에 구구절절 사설이 길었습니다만, 어쨌거나 이 자건거를 구입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 용접 교육 때문입니다. 교육 받는 장소가 모 중공업 기술 연수원인데 집에서 불과 12KM거리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동네가 항만이라 그런 탓인지 대중 교통이 전혀 없더군요. 그래서 연수원에 통원하려면 한참 밑동네인 모 전철역에 집결하여 거기서 연수원 차량을 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 전철역 까지 버스로 집에서 가장 빠른 경로가 50분 정도 걸리며 한 번 환승해야 하고 그것도 좌석버스를 타야하기 때문에 하루 차비만 왕복 5,000원돈이 깨집니다. 그럼 한달에 20일만 잡아도 10만원돈이고 세달 과정이니 30만원 정도의 교통비가 소요 되더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전거 한대 구매해서 타고 다니면 그게 더 싸게 먹히면서 운동겸 살빼기가 될것 같더군요. 자전거로 집에서 연수원까지 인터넷 지도로 검색해 보니 50분가량 걸립니다. 그럼 버스타고 다니나 저거나 시간상 차이도 없을 뿐더러, 교육시작 시간 30분전까지 전철역 가서 통원 버스 타려면 집에서 최소 6시 30분에 나와야 하는데 (교육 8시부터 시작입니다.) 자전거로 바로 연수원으로 간다면 7시 정도에 나와도 8시 전에는 떨어질 것 같더군요. 물론 내일은 6시 40분 정도에 나와서 길을 익혀보고 실제 걸리는 시간도 측정해 봐야겠죠. 


 그리하여 내친 김에, 오늘 첫 출석일이었는데 교육 마치고 집에 오다가 환승하는 정류장 근처의 삼천리 자전거 대리점에 곧바로 들려서 제일 싼 모델로 하나 장만했습니다. 가격은 14만원 하더군요. 자물쇠랑 앞뒤 LED등 하나씩 서비스로 제공되었구요. 삼천리 홈페이지의 해당 모델 가격 보니 16만 5천원이던데 대리점에서 파는 가격은 더 싼 것이 좀 의아했습니다. 안전을 위해 안전모 3만 5천원짜리 하나 장만했는데 5천원 빼주더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전거도 유통 단가에 거품이 꽤나 많은 것 같더군요. 어차피 요즘 다 중국 생산품이니 생산 원가는 얼마 안 할 듯 싶습니다. 고가의 전문 산악용으로 팔리는 제품들 조차도 중국 생산품일테고요... 


 교육 끝날 때 까지 3개월만 별 고장없이 버텨주면 족합니다. 그럼 차비는 건지고도 남은 셈이고 더불어 체력 붙고 살빠지는 부수 효과까지 얻겠지요. 다만 짧은 가을이 끝나고 나면 찾아올 겨울이 두렵기는 합니다. 가득이나 바다 근처라 겨울에는 칼바람이 불더군요. T_T 옷 든든히 입고 다니는 수 밖에 없겠지요. 비나 눈 자주 안내리길 기원하면서요.


 이제 마지막으로, 자전거 사진 올리며 자전거 구입한 내용보다 일상사의 푸념이 더 길었던 글을 이만 마칩니다.



금미 열혈 순덕 팬인 관계로 파란색으로 주저없이 선택했습니다! 덤으로 받은 자물쇠까지 파란색~~~ 말이 좋아 산악용이지 이놈 산에서 타면 자전거도 골병들고 사람도 골병들 듯 싶습니다. 그냥 평지 동네에서 마실 다닐때나 가까운 거리 통근용 정도만 써야할 듯~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눈매 모자이크 해주는 센스~ 사실 면상이 흉기에 근접한 다 늙은 아저씨라 방문자님들에게 혐오감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가려주는게 예의에 맞는 것 같습니다. 안전모도 완전 파란색을 구입하고 싶었으나 해당 자전거 매장에 파란색 들어간건 저거 밖에 없더군요. 파란색 라카라도 사서 도색을 시도해봐야겠습니다. 다만 저가 중국산이라 정말 안전모로써의 기능에 충실할지는 의문 투성이입니다. T_T

 

  1. 캐나다는 월 15일, 일일 8시간만 일하고도 밥벌어먹고 사는데 전혀 지장없는 돈벌이가 되는 것 같더군요. 용접사 최저 시급이 2-3만원대 하더군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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