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2년전에 그만둔 곳이지만, 그 때 같이 근무하던 형님들 아직도 연락하고 만나면서 계속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파업은 이제 두달째... 새로 들어온 외국계 용역회사의 노동 조건이 국내 노동법에 상당히 많은 부분 저촉되더군요. 일단은 고용승계 100% 안해주려고 했던 것과 고용승계 시 기존업체에서 주던 급여는 보장해 줘야 하는데 이것도 안해주려고 했었지요. 거기다가 기본근무 시간 강제 연장!
그래도 파업의 영향으로 인해 현 업체의 노동조건 변경을 가져왔다는데, 그러하여도 급여는 기존업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본 240시간 근무체제에서 174시간으로 변경은 되었다는데, 급여는... 신입기준 총 124만원... 장난하십니까! 실수령액도 아니고 세전 124만원이라니!!!! 제가 다녔던 09년도에도 기본 176시간 근무만 채워도 세전 150만원 정도는 나왔습니다. 3년이 지났는데 급여가 오히려 25만원 깍이다니!!! 저 급여면 그냥 일반 시중은행 은행 경비 하는게 훨씬 속판할 듯.. 거긴 영어 시험 성적(토익)도 요구 안하고, 권총사격도 안하며, 무거운 방탄복에 "군복"입고 심지어 화생방 훈련까지하는 반 군인화된 근무형태는 없으니까요. 더욱이 은행 경비원은 주 5일에 쉬는날 칼같이 쉬기라도 하죠. 미군부대 경비는 주야 교대근무라 생활 패턴 불규칙해서 몸에 무리도 많이 갑니다. 남들 노는날 근무해야 하기에 정상근무 형태 가진 지인들과 사회관계 유지하기도 좀 힘들어지는 경향도 있고요. 1
그리고 이 업체가 예전에 이미 주한미 대사관 경비 용역 따내면서 월급 반으로 삭감하고 근무는 240시간에서 360시간 격일제로 바꿔버린 전례가 있더군요. 어마어마한 노동법 위반인데, 그 때 해쳐먹었던 짓을 고대로 하고 있는 셈이죠. 아무리 저가 입찰제로 사업권 따냈다고 해도 그 금액이 반으로 깍여서 들어가진 않을텐데, 급여를 이렇게 반 이상으로 깍아버리면 2 도대체 얼마나 폭리를 취하려고 하는 걸까요?
대충슨상님 시절,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도입하면서 노동 시장 유연하게 한다고 파견직근로자 (외주용역) 활성화 시키고난 후 폭풍이 이제서야 여기저기서 터집니다. 일은 똑같이하고, 단지 고용주최가 해당 사업체가 아니라 그 사업체의 하청업체 직원이라는 이유로 급여는 반도 못받는 현실... 실제로, 미군부대 경비직도 미군에 직접 고용된 정직 SG의 경우 꽤 괜찮은 급여와 복리후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같은 시간대에 같은일 하고도 급여가 거의 두배 차이나죠. 호봉차면 경비직인데도 월 300~400정도 받습니다.
그러나 외주용역으로 계속 돌려온 대다수의 외주SG들은, 급여가 오르는게 아니라 업체가 바뀔 때마다 같은 급여 받으면 다행이고, 이번 처럼 완전 황당한 수준으로 급여와 노동조건이 곤두박질 쳐질 때도 생기는군요... 이와 유사하게 외주용역으로 인력쓰는 업종은 계속 이지경이 될겁니다... 급여는 인상폭이 거의 없을테고, 그에 따라 직접 고용이나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원청에서 인력을 제공해준 "하청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여 다 짤라 버리는 방법을 쓰겠지요. 3
어쨌거나, 현재 파업중인 SG들이 꼭 소기의 목적 달성하여, 악덕 다국적 용역업체 떨어져 나가게 되었으면 좋겠고, 차기 업체는 좀 줄건 제대로 줘가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양심있는 업체가 들어와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가장 좋은 것은 미군에서 다들 직속 SG로 고용해주는 것이긴 한데 이건 거의 실현이 어렵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4
- 기존 업체도 썩어문드러진 업체이긴 매한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들어온 놈들이 더 악독한 놈들이었지요. [본문으로]
- 기본급여 줄이고, 노동시간 늘리면 급여야 비율로 따지면 급여가 반토막 나는 것이죠. 국내 용역회사들도 흡혈귀 같은 놈들인데 외국계는 더욱 악날함. [본문으로]
- 대충 슨상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엿같은 노동시장의 씨앗을 심어주셔서... 현재 나라를 갉아먹고 있는 가카만 깔께 아니라 이런점은 슨상님도 같이 까줘야지요.. [본문으로]
- 현재 은행에서 경비서는 분들, 보통 용역 파견업체에서 은행으로 "파견"보내는 분들입니다. 급여는평균적으로 120~140만원 정도 받지요. 은행의 온갖 잡일 다하고 나이 어린 창구 직원들의 하대와 진상 손님들 상대하면서 저정도 받습니다. 이분들 과거에 은행 정직 경비였을 때는, 대우나 급여가 결코 딸리진 않았다더군요. 30년 가까이 근무했던 정직 경비원분들은 은행장하고 급여가 맞먹을 정도였다고도 하고요... 현재 은행 경비원들은 급여가 늘 제자리입니다. 1년을 하나 10년을 하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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