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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잡다한 이야기

왜 경험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까...

by 푸른바람_07 2012. 2. 4.

 하긴 나 조차도 어르신들의 말들을 잘 귀담아 듣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내가 현재까지 겪어온 삶의 과정은 약간 특이한 편[각주:1]이고 여기서만 얻을 수 있던 경험은 보편적인 어르신들의 충고나 조언과는 많이 틀리다. 고로 나와 유사한 길을 걸으려는 사람은 소수일테지만, 이미 내가 겪어본 바에 대해서 듣고 잘 생각해보면 그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몇몇 그들에게 해준 조언은 소귀의 경읽기인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내가 겪어왔던 과정을 생각하는 분들은 나랑 성격도 좀 비슷한가보다.[각주:2]

 예를 들자면,

 부사관으로 입대... [각주:3]

 부사관으로 입대 자체는 큰 문제는 없다. 오히려 병역의무도 해결하면서 직업도 가질 수 있는 좋은 길이며, 장
기가 된다면 평생직장으로도 괜찮다. 하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입대하냐는 앞으로의 인생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 내가 가장 반대하는 부사관 입대 유형은 지방의 소위 듣보잡 대학에서 돈벌이 목적과 그 대학의 "영관출신 교수"자리를 전역 후 밥그릇으로 확보하려는 육방부의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져 만들어진, "부사관과"에 진학 후 입대하는 방법이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부사관은 일단 고졸학력[각주:4]이 최소 지원 학력이며 일반적인 전공의 전문대학을 입학하여도 "군장학생"제도를 통해 장학금 받고 졸업 후 입대 및 임관할 수 있는 제도가 이미 있기 때문에 굳이 군사학을 전공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부사관학과 출신이라고 장기나 진급에 어떠한 특혜도 없다!!! 고로 장기 선발은 일반 고졸출신이나 일반학과 전문대 장학생 출신, 혹은 현역 출신 부사관[각주:5] 인원들과 동일하게 경쟁해야 한다. 장기 선발이 되어서 군생활 계속한다면야 문제가 없지만, 장기가 안되어서 전역하게 된다면 사회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데 없는 "군사학" 따위로 무엇을 할 것인가? 어차피 군사학 따위 배워봐야 실제 야전에서 배워야할 실무하고는 크게 상관이 없다. 자기 병과 주특기는 입대하면 부사관학교에서 기본군사훈련 수료후 초급반에서 어차피 다시 배운다.

 고로 내가 가장 추천하는 부사관 입대 방법은,

고졸자의 경우 일반 병사로 입대 후 군생활 1년 정도 해본 다음 군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가 생기고 적성에 맞는다면 현역병에서 부사관 지원하는 방법과, 전문대 또는 4년제 진학 후 입대를 원할 경우, 본인이 원하는 "일반적인 그리고 사회에서 써먹을 수 있는" 학과로 진학 후 군 장학생을 신청하여 장학금 받고 졸업 후 입대하는 것이다. 아무런 쓰잘데기 없는 군사학 따위는 입대전에 제발 배우지 말자. 단적으로, 군에서 운영하는 정규 사관학교에서 조차 주전공은 이학이나 공학이고, 그에 따른 학사학위를 받으며, 군사학 학위는 복수 전공으로하여 사관학교 졸업시 일박학위+군사학위를 받는다. 이런 마당에 굳이 부사관입대자가 군사학 전문학사 학위를 받아야할 이유가 전혀 없다. 마찬가지로 4년제 학사 학위 과정중에 군사학과 역시 이런한 이유로 굳이 지원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4년제 군사학과도 다른 일반학과 출신들과 마찬가지로 학사 장교나 학군장교로 임관한다. 거기다가 군에서 일반 대학 군사학 출신들에 대한 특별한 대우는 없다.[각주:6] [각주:7]

 그리고 이러한 학과들이 생긴 학교를 살펴봐라.. 네임벨류 있는 학교들이 있던가? 다들 저런 대학이 어디있는거야 싶은 학교들이 대다수다. 물론 대학 서열이 떨어진다고 그 출신들이 군인으로써 훌륭히 군생활을 잘 해내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까 놓고 대한민국은 아직 학벌 사회다. 이건 군대에서도 통용된다. 애석하지만...[각주:8] 어찌되었건, 부사관이고 장교
[각주:9]고 일단 미래를 생각해서 일반전공으로 학위 따고 입대하시라. 군인으로써 필요한 군사학은 현역되면 이미 교육과정을 통해 다시 다 배우게 된다. 부사관은 자기 병과 주특기에 필요한 모든 교육을 초급반, 중급반, 고급반 통해 계급별로 다시 다 받는다. 장교또한 초군반, 고군반, 지휘관/참모과정(국방대)등등 진급할 때마다 그에 따른 고급 교육을 받아야 한다. 고로 일반 대학에서 배우는 군사학은 크게 필요가 없다. [각주:10]
 
 그리고 가장 핵심사항은 군사학 학위만 꼴랑 가지고 있다가 장기 안되서 밖에 나갔을 때 뭐해먹고 살건가? 군출신이라고 어서옵셔 해주는 기업체는 없다. 입대 전의 전문대나 대학교에서 뭔가 좀 써먹을 만한 전공이라도 있어야 이력서에 써 넣고 지원이라도 해보지. 군사학 학위... 업체 인사담당자가 보면 그 이력서 아마 쓰레기통 행이 100%일걸? 인생의 가장 중요하고 재미있게 보내야할 20대 초반의 대학생활 일반학 전공하면서 군생활 장기가 안되었을 때의 미래도 대비하자. 사관생도나 학군단도 아닌 일반대학생이 캠퍼스에서 실 군복도 아닌 요상한 제복입고 생도 놀이 하지말고 민간인의 삶도 잘 누려보고... 

 그리고 잊지말자. 부사관학과나 군사학과 아니더라도 장학금 받으면서 학교다닐 수 있는 "군장학생"제도가 있다![각주:11] 

  
 오늘은 일단 이 문제만... 다음 시간에는 부사관으로서 2번 군생활의 경험에서 오는 이야기를 한 번 써보겠다. 이 썰도 할말 무지 많다...





  1. 부사관으로 2번 군생활, 해외 어학연수, 그와 관련된 취업활동 등등... 일반적인 대한민국 평균 남성의 삶이 방향과는 많이 다른... [본문으로]
  2. 자아 정체성이 매우 강하고, 즉 고집이 쎄고, 그에 따라 남의 말은 잘 안 들으며, 일단 맘 먹으면 어떻게든 해야하는... [본문으로]
  3. 다음의 서술은 육군기준이다. 해공군은 전문대 장학생 제도도, 해공군과 협약된 군사학 개설의 전문대도 없으니 상관없는 내용이다. 해병대는 관련정보가 거의 없어서 일단 패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공군을 제외한 육,해군,해병대는 전문대 장학생 제도를 운영중이다. 다만 군과 체결된 "부사관학"과는 육군만 운영중인 제도.. 확실히 공군은 부사관 모병에 아쉬운점이 없어서인지 장학생제도 조차도 없다... 하긴 95년도에 내가 입대할 때에도 평균경쟁률은 3대1이 넘었고 기관 기체 주특기 같은 경우는 10대1이었다... 그 당시 육군은 지원서만 넣으면 거의 100% 합격 분위기... [본문으로]
  4. 즉 학위 따위 없어도 고졸학력이면 몸건강+선발 시험만 통과하면 입대다. 크게 어렵지도 않다. 다만 부사관 지원자들 중 꽤 많은 수가 공부를 등한시 했을 뿐. --;; 아 덤으로 신원조회 포함. [본문으로]
  5. 요즘은 재입대 하는 예비역 출신들까지... 심지어 대위 출신 중사 임관자도 종종 보인다. [본문으로]
  6. 당연히 돈 빵빵하게 들여서 다년간 잘 키운 육사와 3사 출신 소위들이 있는데 일반 4년제 군사학 전공 출신 학사나 학군장교에게 특혜를 줄 이유가 있나... 4년제 군사학과 역시 퇴역 영관 장교들 교수자리와 대학에서 학위 장사 하기의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져 만들어진 합작품... [본문으로]
  7. 다만, 경찰행정학처럼 경찰의 경장 특채 제도와 유사하게 부사관학과 출신은 중사로, 4년제 군사학과 출신은 중위임관이라는 제도가 있다면 이런 전공을 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다. 아니면 부사관학과 출신 부사관이나 군사학과 출신 장교는 장기복무를 100% 보장해준다던지... 그러나 위의 두가지 어느것도 당연히 실현 불가능... 육군에서 육사 다음으로 돈과 시간, 정성을 들여 키운 3사 출신 장교들 조차 장기복무가 보장되지 않는다.. 6년 의무복무에 중에 장기심사에 합격해야한다. 물론 합격률은 타 출신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지만... [본문으로]
  8. 이 글을 쓰는 본인 조차도, 2년제 공업전문학사 학위자이며 정규전문대도 아니고 학점은행제로 취득했다. 고로 학벌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까진 말아주시길... 사회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했을 뿐이다. [본문으로]
  9. 사관학교 출신들 빼고 [본문으로]
  10. 위에도 서술 했지만 사관학교에서 왜 주구장창 군사학만 파지 않고, 일반 학과 + 군사학의 복수전공을 하는지 잘 생각해봐라. 그리고 어차피 부사관 및 장교 양성과정의 군사학이라는게 신분별로 틀리긴 하지만 병기본+소부대지휘실습+교관화연구강의+독도법+적전술 정도일것이다. 사관학교 제외하고 학사와 부사관후보생은 14주 정도 후보생 교육 때 다 배우고 학군은 2년간 대학생활 하면서 14주 기간을 쪼개서 나눠 받는다. 물론 사관학교 생도들은 좀더 심도 있게 배울 것이고... 그런데 2년제 부사관학교나 4년제 군사학과에서 저런걸 2,4년간 주구장창 배워야할 만큼 과정이 복잡하고 심오한가? 육사 및 3사 사관생도 조차도 2년 혹은 4년내내 군사학만 파지는 않는데? [본문으로]
  11. 부사관과나 군사학과의 유일한 장점이라곤, 입학하면 군장학생에 100% 선발이라는 것 뿐... 하지만 일반 다른전공도 가능한데 굳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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