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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잡다한 이야기

군 특성화 고등학교라... 복무연장병 혹은 전문하사에 대한 잡설...

by 푸른바람_07 2012. 2. 8.

 두번 째 밑 글에서 전문대 부사관과에 대해 대차게 까줬는데, 오늘은 이놈을 한번 까봅시다...

 과거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실업계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한 "군 하사관 장학생"제도가 있었습니다. 주로 육군에서 모집을 했던 것인데 3년간 장학금 받고 다닌 뒤 고교 졸업 후 단기 하사관으로 입대해서 4년 복무하게끔 하는 제도였지요. 장학금 이래봐야 고등학교 수업료 정도 주는거라 추가적인 복무 기간도 없었고 그 당시 워낙 하사관 지원율은 떨어지고, 전역은 많이들 하는 판이라, 실업계 진학한 가정환경 열악한 학생들 대상으로 한 제도였지요. 03년도에 육군에 재입대해서 생활하다보니 종종 이 제도를 통해 입대한 중상사 고참들이 있더군요. 뭐 사실 나쁜 제도는 아니였고, 고등학교 수업료 조차도 고민되던 가난한 가정의 학생에게는 수업료 해결과 졸업 후 "취업과 군복무 동시해결"이라는 해택, 그리고 군 입장에서는 부족한 하사관 자원을 미리 확보할 수 있는 서로간에 좋은 제도였지요.

 하지만 시간은 흘러 IMF라는 놈 덕택에 국방부는 만세를 부르게 됩니다! 안정적인 직장으로 하사관이 갑자기 떠오르기 시작했군요!  네 그렇습니다! 이제 국방부가 되려 똥배짱 부립니다. 과거 전역하려는 단기하사관들을 대대장이 쫓아다니며 장기하라고 사정사정 하던 분위기에서 이제는 장기복무 하려는 단기 복무자들이 대대장님을 찾아다니며 손바닥에 지문이 없어지도록 비벼되며 굽신굽신 거려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온갖 꼴통들에 중졸[각주:1] 학력 조차도 입대하던 하사 계급이 어느센가 최소 전문대는 나와야 입대할만큼 지원자들의 학력 수준이 확 높아지면서, 국방부도 점점 고학력 고스펙의 하사들을 뽑게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고교 장학생 제도는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대신 전문대 장학생 제도를 유지하시요. 뭐 여기까지는 저도 긍정적으로 봅니다. 이왕 군 초급 간부로써 최소 전문대 정도의 학력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갑자기 갑툭툭한 복무 연장병 제도[각주:2]가 생겨버립니다. 많고 많은 군대판 비정규 계약직 단기부사관도 모자랐는지 병장 전역자를 대상으로하는 6개월짜리 복무연장 하사를 만들어 버리는군요. 단기복무 하사가 계약직이라면 이건 일용직입니다. 차라리 단기부사관 제도를 없애고, 모든 하사는 병생활을 마친 뒤 연장계약 후 하사를 다는 제도로 가는게 나았을텐데 말입니다[각주:3]. 이런식으로 양성되는 단기하사+복무연장 하사의 엄청난 물량에 결국 장기복무 비율만 나락으로 떨어져버렸죠. 그나마 단기하사로 처음부터 입대하면 연장복무나 장기라도 도전해보겠지만, 저 복무연장병 제도는 아예 병생활 끝낸 애들 하사로 6개월에서 2년 써먹고 버릴 제도라 단기부사관으로 재입대하지 않는 이상 저기서 장기복무는 불가능합니다. 

 뭐 복무연장병 모집할대는 계약기간 끝나고도 군생활 더 원할경우 단기부사관으로 전환해주는것 처럼 이야기 하는데, 이미 뽑아놓고도 장기가 안되서 나가야하는 단기부사관들도 넘쳐나는데 저걸 해줄 이유가 없지요. 국방부 똥별님들 펜대잡고 잔대가리 겁나게 굴리셨을 겁니다. 어쨌거나 군에 부사관으로 뜻있는 분들은 괜히 이 복무연장병 제도 만든 똥별님들의 계략에 놀아나지 마시고 처음부터 단기부사관으로 입대하시길 바랍니다. 가끔 병장에서 복학시기 생각해서 알바 개념으로 복무 연장하는 경우는 꽤 탁월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3년 계약하고 병생활 1년9개월 한다음에 하사로 전환하는 전문하사 제도는 절대 할 이유가 없겠습니다. 그럴거면 차라리 단기부사관 지원해서 전문하사보다 1년더 복무하고 4년간 제대로 돈받고 중사 전역하는게 낫습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을 주욱 쓴 이유는, 군 특성화고 라는게 4년짜리 단기부사관으로 뽑아주는게 아니라 이 "전문하사" 또는 "복무연장병"으로 뽑는 것이더군요. 고등학교 수업료 꼴랑 지원받고 3년간 싼값에 부림당하는 전문하사가 될 이유가 있을까 싶네요. 현재 단기부사관도 4년짜리 소모품으로 전락했고, 그나마 육군의 경우 4년내에 중사라도 달아줬는데 요즘은 하사 전역자[각주:4]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각주:5] 그나마 4년 단기하사는 임관 이후부터 4년간 급여라도 제대로 받지요. 그런데 복무 연장병은, 3년 복무하면서 실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은 병생활 기간이 끝나는 21개월차 이후 부터입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단기부사관으로 가서 4년간 부사관으로 급여 받는게 훨씬 유리합니다. 더욱이 유급지원병이나 전문하사는 경쟁률 자체가 낮기 때문에 특성화고 안나와도 충분히 지원가능합니다.[각주:6]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니 저 제도의 맹점을 다들 잘 알고 있지요.  그러니 군 특성화고 통해 복무연장병 따위 할 생각은 말고, 고교 졸업과 동시에 그냥 단기 부사관으로 바로 지원들 하시길... 어차피 고등학교 때 한눈 안 팔고 조금만 노력하면 부사관 입대 문제 없습니다. 일부 희소 주특기 빼고는 경쟁률 높아봐야 지원자들 수준[각주:7]은 아직은 크게 높지 않습니다.

 글 맨 앞에 써 놓은 것처럼, 군특성화고가 과거의 고등학생 군 장학생 제도와 동일하게 단기 부사관으로 선발된다면 충분히 괜찮은 제도가 되겠지만, 복무연장병으로 3년간 복무해야할 거라면 쓰레기도 이런 쓰레기 제도가 없지요. 무슨 만만한게 홍어좇이라고 실업계 출신은 군대에서도 일용직 취급받는 전문하사로나 복무해야 하는걸까요?
 



  1. 육군의 경우 [본문으로]
  2. 유급병, 전문하사 이렇게도 불립니다. 복무연장병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되는데, 일단 병사로 입대해서 병장때 본인의 지원에 의해 최소 6개월에서 2년까지 복무 연장하면 하사로 진급해서 계속 복무하다가 계약기간 끝나면 전역하는 방식과, 처음부터 3년 계약하고 입대해서 이등병부터 병장까지 의무복무기간 21개월을 다 채우고 나머지 15개월을 하사로 복무하는 방법입니다. 단 두가지모두 계약 기간 끝나면 그냥 집에 가야 합니다. 더이상의 연장복무나 장기심사에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계속 복무 하고 싶으면 "단기부사관" 4년짜리로 재입대해야지요. 여기서 장기 할려면 당연히 장기심사도 봐야하지요... [본문으로]
  3. 즉, 미군이나 기타 모병제 국가 처럼, 병에서 부사관으로 진급하는 시스템으로 가야지요. 솔직히 3~4개월 양성해서 만드는 하사는 대한민국이 유일할겁니다.. 19살짜리 새파란 (저역시도 최초 공군하사 입대했을때 이 나이에 하사 달았음) 하사가 과연 진정한 "하사"로써의 엄무와 짬밥이 더 많은 병사들을 무리 없이 지휘통솔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짧은기간 대량 양성된 하사 자원드로 인해서 장기복무의 관문은 좁아지고, 대량으로 전역, 다시 또 대량으로 하사양성...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니면 터기 처럼 군에서 2년제 부사관학교 생도 과정으로 돈과 시간을 들여서 키우면 모를까요... [본문으로]
  4. 복무를 개판으로해서 중사 진급 누락 되는 경우도 있고, 재수가 없어서 해당 주특기에 중사 T.O가 다 차버려 어쩔수 없이 하사 전역해야하는 억울한 경우도 있고... 요즘 육군도 해공군 처럼 상,원사 진급 적채가 심해지고 있다보니 나오는 현상입니다. 기존 중사들이 상사 진급해야 중사 공석이 생기겠지요??? 기존 상사들이 원사를 달아야 상사 공석이 생기겠지요??? 기존 원사들이 전역해야 원사 자리가 나오겠지요??? [본문으로]
  5.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모 별님께서 육군은 단기 자원들 중사 전역이라 전시에 예비군 자원중에 하사가 없으니 육군주임원사에게 대비책을 생각해보라 했다 합니다. 그자리에서 육군 주임원사왈, 중사 진급안시키고 하사 전역시키면 됩니다.. 라고 했다는...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후배들의 앞날을 막아버린 그 육군 주임원사 세끼는 개 쓰레기라 불러도 무방합니다!!! [본문으로]
  6. 이건 아랫 글에서 설명한 군부사관과나 군사학과의 불필요성과 어느정도 일맥상통합니다. 즉 이런과 안나와도 입대가 충분히 가능한데 불필요한 선택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본문으로]
  7. 사실 요즘 개나소나 다 대학생이라... 상위권 대학 출신들의 하사 지원은 가뭄에 콩나듯 있긴하지만 실제로 보면 중하위권 지방대나 지방전문대 출신들이 대다수.. 그리고 아직 고교 졸업생의 지원률도 높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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